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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보는게 힘들까 vs 일하는게 힘들까 ?

애기 볼래? 밭일할래? 라고 물어본다면 다들 밭일하겠다고 하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미혼일때는 뭐하러 직장 다니면서 스트레스 받고 에너지 소모하는데 뭐 때문에 애기 보는것보다 일하는게 더 좋다고 하는거지? 라며 이해가 안갔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제가 1년 육아휴직을 하면서 이 말에 대해 조금 깨달았고, 복직하면서는 더더욱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니 왜 직장 스트레스 때문에 역류성식도염, 위염을 달고 사는데도 왜 애기 보는게 더 힘들지??




저도 육아휴직 처음에는 드디어 나에게 방학이 찾아왔다!! 라며 좋아했습니다. 쉬면서 책도 읽고 자격증도 따고 복직해야지 ~ 라는 계획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제 밥 먹기도 힘들고 커피 타먹을 시간도 없더군요.. 애기는 두세시간 마다 배고파서 울고, 먹이고 나면 소화하느라 토닥토닥 이십분 , 눕히면 쉬하거나 응가로 기저귀 갈고 나면 잠깐 틈나는 시간에 밥먹거나, 애기 발달에 대해 궁금한걸 인터넷 검색 하다보면 또 아기 밥시간 .
거기에 애기가 좀 크면 낮잠을 안자니까 그 시간에 함께 놀아줘야하고 낮잠을 재워야는데 쉽게 자는 아기면 모르겠지만 쉽게 잠들기 힘들어해서 안거나 업거나 흔들어주거나 해야하면 정말 체력의 한계가 느껴집니다.

pixabay 출처


저희집 아기는 쪽쪽이를 안물어서 안고 재웠는데 최소 20분에서 최대 1시간 까지 안고 있으려하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정말 힘들어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여기에 아기가 아파서 약먹거나 병원 입원하면 그때는 멘탈이 털털털 … 😢 애기 키우면서 제가 이렇게 나약한 인간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티비에서 나오는 이쁜 아기들 모습 이면에는 정말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거였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에는 여러사람의 힘이 필요하다는 걸 절절히 깨닫고 있습니다.

지금은 회사 복직한 상태인데 퇴근하고 애기랑 놀다가 재우는 전쟁 하고 새벽에 분유 먹이고 중간에 기저귀도 갈아주고 하루 5시간 정도 못자거나 아니면 자더라도 토막잠을 자니까 출근해서는 정말 피곤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몸은 정말 피곤해도 출근하는게 덜 피곤한 일이었습니다.

출근해서 아침 식사대신 빵이나 계란과 커피 한잔 하고, 정해진 점심시간에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도 있고 , 남는 시간에 제 개인 업무도 알아볼 수 있는
‘여유시간’ 이 존재했습니다. 하루종일 혼자 육아를 하면 아침에 기상시간도 아기에 맞춰서 혹은 더 일찍 일어나 아기 밥 준비를 하고,
그러기에 제 아침 식사 먹기 힘들고 커피는 커녕 물 한잔 마시기 힘들더군요..

그리고 아기가 걷기 시작하면 넘어지거나 부딪치기 쉽기에 항상 밀착해 있어야해서 아기가 잘때 식사를 할 수 있는데 그마저도 아기가 깰까봐 (어떻게 재운 낮잠인데.. 깨면 안되서..😭) 조용히 후딱 먹고, 밀린 빨래나 분유병 등 세척을 해놔야 합니다.
운 좋은날은 밀린 집안일 하고나서도 아기가 자고 있으면 잠깐 토막잠을 잘 수 있습니다. 현재는 저희 엄마가 애기를 봐주시는데 불과 세달만에 8키로가 빠지셨습니다.. 하루종일 아기한테 붙어있으니까
식사도 제대로 못하셔서 ㅠㅠ 살이 쫙 빠지셨습니다.. 거기에 애기가 아프기라도 하면 애기가 하루종일 징징거리고 밥도 못먹고 그러기에 정말 하루종일 양육하는 사람은 더 정신적,육체적인 고통을 말로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애기 낳고 직장 그만 두는 사람들은 왜 그런가 ?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애기 보는게 좋아서 그만두거나, 직장에서 어쩔 수 없이 그만 둬야한 상황 때문에 그만두신 경우 이외에는
애기가 가장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때여서 그만두는 거라 생각이 듭니다. 애기가 특히 아프면 직장에 있는 부모들은 더 애타기에
애도 힘들고 부모도 힘드니까 한명이 그만두고 애기를 전적으로 양육하는 거고 그리고 그 과정은 희생과 체력이 요하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기를 보는 일은
한 생명을 돌보는 보람된 일이고, 아기가 나에게 주는 기쁨이 있기에 힘들어도 키우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다들 편차는 있겠지만 직장 다니는게 체력적으로 덜 힘들고 한끼라도 식사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저는 회사 나가는게 정말 좋습니다. 예전에는 일요일만 되면 월요일 출근으로 스트레스 받았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할 틈도 없고, ‘빨리 회사나가서 커피 한잔 마시고 시작하고 싶다. ‘ 라고 생각이 듭니다.

워킹맘 워킹대디 , 전업육아 하시는 분들 모두 대단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참 살기도 힘든 시대이지만 하루하루 성실히 살다보면 좋아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도 우리 이쁜 아가들 보면서 힘내는 하루 되세요.
이상 금빛억봉이었습니다.